부담없이 볼 수 있는 가벼움의 매력, 전자책
저와 엄마는 둘이 독서 취향도 정말 판박이인 모녀입니다. 그래서 어릴 적엔 같이 도서관에 자주 가곤 했고 집에도 책이 많았어요. 그런데 저도 크고 바빠지면서 도서관은 가기 힘들어졌고, 무엇보다도 집에 있는 책도 많이 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전자책이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그 가벼운 부피감에 완전히 매료되었고, 저희 집의 독서 라이프는 전자책으로 옮겨갔습니다.
원래 저랑 엄마가 쓰던 이북리더기는 크레마 사운드였어요. 전자책 리더기 시장의 완전 초창기 모델이었죠. 각자 하나씩 가지고서 책을 봤었죠. 그러다 올해 들어서 아무래도 새 기기를 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닉스 리프를, 엄마는 교보 샘 10+를 사드렸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교보 샘 10+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가진 오닉스 리프와 간단한 비교도 해볼게요.
교보 샘 10+ 스펙
화면 크기: 10인치
해상도: 200ppi
무게: 458g
크기: 173.8*239.2*8.5mm
CPU: Quad core 1.6Ghz
RAM: 3GB
OS: 안드로이드 11
저장공간: 64GB
확장공간: 512GB
배터리 용량: 3,900mAh
교보 샘 10+는 오로지 국내 출시 범용기, 그리고 큰 크기 이거 하나만 보고 구매한 제품입니다. 딱 엄마를 위해 이런 제품을 찾았거든요.
근 몇년간 범용기로 출시된 이북리더기는 휴대하기 좋은 작은 사이즈들이 유행해왔습니다. 그런 제품은 저에게는 괜찮은데, 이제는 글씨가 작으면 보기 힘들어하시는 엄마에게는 좋은 선택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교보 샘 7.8을 구매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새 시리즈가 출시되어 반가운 마음으로 구매했습니다.
교보 샘 10+ 대표 장점들
일단 뭐니뭐니해도 큰 화면이 장점입니다. 그래서 강력하게 밀고 있는 것도 이 두쪽모드로 보는 기능이더라고요. 실제로 이 제품의 번들 케이스도 가로로 스탠딩이 되는 케이스입니다. 이 기능을 좋아하는 분들은 정말 잘 쓰시더라구요.
그리고 빠른 속도와 간편한 설정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오닉스 리프를 가지고 있지만, 속도는 확실히 교보 샘 10+가 좀 더 빨라요. 안드로이드 버전이 더 높아서 그런 걸까 싶기도 하고요. 이북리더기 중에서는 꽤나 스무스하게 움직이는 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별한 설정이 필요하지 않은 것도 장점이죠.
그리고 외장 메모리 확장을 지원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을 구매해서 보는 사용자들에게는 외장메모리 확장 기능이 필수라는 걸 좀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그외에도, 펜을 사용해서 메모 기능을 쓸 수 있습니다. 펜에 지우개 버튼도 있어서 메모를 쉽게 지울 수 있고요. 사실 저희 엄마는 거의 안 쓰시는 기능이라서 이 기능은 별로 써본 적이 없어요...ㅎㅎ
사소한 것 같아도 큰 뒤로가기 버튼
기기 가운데 아래에 있는 버튼은 뒤로가기 버튼인데요. 물리버튼은 아니고 터치식 버튼입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뒤로가기 버튼이 아예 저렇게 밖으로 빠져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이건 정말 제가 저희 엄마 맞춤형으로 보다보니 느낀 장점이긴 한데요. 기계가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에게는 매번 화면을 터치해서 뒤로가기 버튼을 찾는 것도 의외로 장벽이 되거든요. 그런데 이젠 뒤로가기는 가운데 버튼 누르면 된다고 알려드리니 훨씬 쉽게 느끼시는 듯 했습니다.
구글플레이스토어 찾기, 언제까지 사용자가 직접?
설정이 쉽긴 하지만 아직 아쉽다고 좀 느낀 부분은 바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아직도 사용자가 따로 찾아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제는 이북리더기 시장에서 범용기가 보편화된지도 오래됐는데 그냥 기본 세팅으로 처음부터 되어 있으면 좋을 텐데요. 저만 해도 이 제품 처음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안 보여서 조금 헤맸거든요ㅠㅠ
이것저것 눌러보다가 알아내긴 했는데, 교보 샘 7.8이랑은 설정 방법이 다르고 인터넷에서는 아직 안 나와있는 것 같아 포스팅을 해봅니다. 메인 화면에서 사용자 설정 -> 디바이스 설정 -> Google 프레임 사용을 누르고 메인 화면으로 돌아가면 구글플레이스토어가 보입니다.
교보 샘 10+의 최대 단점은 역시 해상도
사실 오닉스 리프와 전부 비교를 해볼까 생각도 했는데, 오닉스 리프도 2가 나온 것 같더라고요. 제가 가진 건 아무래도 구버전이 되었으니, 그냥 가장 큰 차이점인 해상도 문제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교보 샘 10+에서 가장 큰 단점을 꼽자면 저는 역시 해상도라고 생각합니다. 200ppi가 못 읽을 정도는 아니라고도 하지만, 수월하게 읽을 정도도 아니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교보 샘 10+와 오닉스 리프에서 똑같은 예스24 뷰어로, 나눔바른고딕 폰체를 적용한 모습입니다. 같은 폰트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납니다. 물론 제 기준 오닉스 리프는 또 너무 글자가 두꺼워서 좋아하지 않긴 하지만, 그래도 교보 샘 10+ 글씨는 너무 연합니다.
가까이에서 찍어보면 이렇습니다. 저희 엄마는 어두운 곳에서 불빛 아래 책을 읽을 때는 글자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하셔서 제가 두꺼운 볼드체 폰트를 따로 받아 적용해드렸습니다. 물론 연하게 읽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큰 사이즈가 어른들에게 좋을 거라고 생각되어 선물하실 분들이 계시다면 반드시 폰트는 두꺼운 걸로 설치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큰 사이즈 이북리더기로는 대체불가, 정가 경쟁력은 의문
그럼에도 저는 꽤 괜찮은 제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속도가 빠르고 국내 제품이라 확실히 자질구레한 부분이 적습니다. 인터페이스도 훨씬 직관적이에요. 그리고 이것저것 만져보며 느낀 건 확실히 독서를 좋아하시는 장년층 분들께 선물로 드리기 좋은 제품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기본 폰트만 따로 설치한 다음 모든 책에 적용되도록 폰트 크기를 설정해주면 그 뒤로는 크게 어려움 없이 쓰시더라고요. 뒤로가기 버튼도 나와 있으니 훨씬 조작도 쉽게 하시는 것 같고요.
이외에도 두쪽보기 모드를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시각적인 문제로 폰트를 크게 키워서 봐야 하는 사용자, 혹은 pdf 파일을 보기 위해 화면이 무조건 커야 하는 사람이라면 확실히 교보 샘 10+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 이런 기능들은 최소 10인치는 되어야 볼 만 해지거든요. 해상도는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이 크기의 이북리더기 중에서는 대체품이 없고,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한 부분이라 괜찮은 제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다만, 할인하지 않은 정가가 50만 원대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그 가격대로서 경쟁력이 있을지는 조금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