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달우드의 매력을 알게 해 준 향
제 향 취향은 여러 차례 바뀌어 왔는데요. 10년 전 처음 향을 접할 때만 해도 단 향이 전혀 없는 꽃 향, 그것도 생화의 느낌을 잘 살린 향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몇 년 전까지는 그런 생화 향과 함께 우디한 향에 꽂혀서 우디 향을 많이 접했던 것 같아요. 지금의 마이붐은 달콤 상큼한 과일과 꽃 향으로 바뀌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전의 취향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닙니다. 제가 처음으로 구매했던 우디향 향수는 딥디크의 탐다오 오 드 뚜왈렛이었어요.
Diptyque - Tam Dao Eau de Toilette
노트: 마이조르 샌들우드, 백향목, 사이프러스
히든 노트: 머틀(도금양)
참고로, 딥디크의 향수들은 오 드 뚜왈렛과 오 드 퍼퓸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부향률의 차이이기도 하지만, 오 드 퍼퓸과 오 드 뚜왈렛은 향을 구현하기 위해서 쓰이는 향조도 조금 달라져요. 업계 사람을 통해 듣기로는 그냥 농도만 높인다고 해서 같은 향이 구현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딥티크 향수도 오 드 뚜왈렛과 오 드 퍼퓸이 조금씩 다릅니다.제가 구매한 딥티크 탐다오는 '오 드 뚜왈렛' 버전입니다.
인도차이나 반도, 그 신성한 숲과 산에 대한 추억:
바로 코끼리가 나무줄기를 실어 나르고 사원에서 불태우던 샌들우드의 보드랍고 밀키한 향기입니다. 저녁 무렵에는 바람이 습한 공기를 진정시키고, 향신료 향이 살짝 배어든 샌들우드 향을 고조시켜 줍니다.
'절간 향'이라고 부를 수밖에
딥티크 탐다오 EDT는 정말 맡자마자 어디 사원이나절간에서 날 법한 차분한 나무 향이 납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랄까요. 정말 나무의 향이 제대로 느껴지는데, 자연 그대로의 나무 향은 아닌 것 같기도 해요. 뭔가 진짜 나무는 좀 더 푸릇한 향이 많이 나고, 눅눅한 느낌이 들기도 하죠. 그런데 탐다오의 샌들우드 향은보드랍게 잘 손질한 고급 목재 건물에서 날 법한 나무 향입니다.
나무 향 중간중간 느껴지는 향 내음
제가 딥디크 탐다오 오드뚜왈렛이 자연의 나무 같지 않다고 느낀 이유가 이 향 냄새 때문인데요. 매캐한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뭔가은은한 향을 피울 때가 떠오르는 향이 납니다. 크고 손질이 잘 되어 있는 절에 가면 꼭 이런 향이 피워져 있고, 은은하게 나무 건물 특유의 향이 느껴지잖아요. 딱 그런 순간을 떠올리게 해 주는 향인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절을 가본 경험이 많은 건 아닌데도 맡자마자 절 향이다,라고 생각했던 향입니다.
너무나 자연적인 딥티크 탐다오 오드뚜왈렛
그렇다고 막 인공적인 느낌의 향은 아닙니다. 정말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떠오르는 향이에요. 그 숲에는 다른 나무들도 울창하게 있을 것 같고,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드문드문 비출 것 같아요. 그리고 거기 있는 수많은 나무 중에서도 꽤 크고 오래된 나무. 그게 왠지 딥티크 탐다오의 느낌과 사뭇 닮아있습니다. 다른 브랜드보다 딥티크가 이런 자연적인 느낌을 잘 살리는 것 같아요. 때때로 너무나 자연적이어서 '사람한테 이런 향이 나도 괜찮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겐여느 비누 향보다도 편안하고 마음이 차분해지는게 바로 딥티크 탐다오 오 드 뚜왈렛인 것 같아요.
지속력과 확산력 모두 중간 이상
오 드 퍼퓸은 지속력과 확산력이 너무 약하다며 오 드 퍼퓸만 구매하는 분들도 계시죠. 그런데 저는 왜인지 딥티크 오 드 뚜왈렛에서 더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가지고 있는 딥티크 제품 중 하나를 빼고는 전부 오 드 뚜왈렛입니다.
어쨌든, 딥티크 탐다오 EDT는 제 몸에서 지속력과 확산력 모두 괜찮은 편이었습니다.5시간 이상 지속되고, 주변 사람들도 잘 느꼈던 것 같아요.미니멀한 룩의 남녀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향이에요. 여름에는 조금 무거울 것 같지만 그 외 계절에는 어느 때나 뿌려도 잘 어울렸습니다. 특히 저는 한때비 오는 날잘 뿌렸던 향이에요. 왠지습한 숲의 공기가 구현되는 듯한 느낌이 좋았거든요. 우디한 향을 좋아하신다면 꼭 한번 시착향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향수 리뷰는 늘 주관적으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모든 향수는 꼭 자신의 살에 착향 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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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사진 출처: <a href="https://pixabay.com/ko//?utm_source=link-attribution&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image&utm_content=3369950">Pixabay</a>로부터 입수된 <a href="https://pixabay.com/ko/users/jplenio-7645255/?utm_source=link-attribution&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image&utm_content=3369950">Joe</a>님의 이미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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