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malone - Earl Grey & Cucumber Cologne
우리나라 첫 니치 향수라고 하면 역시 조 말론이 아닐까요. 지금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어서 다소 흔한 향수라고 인식되기도 하지만, 저는 조 말론 향수를 좋아합니다. 조 말론 중에서도 얼그레이 앤 큐컴버는 그렇게 흔하지 않으면서도 크게 어렵지 않은 차향이에요. 이름부터 얼그레이라는 홍차 이름이 들어가는 만큼, 홍차 향을 잘 구현해낸 향수입니다.
노트 구성

탑노트: 베르가못
하트 노트: 큐컴버
베이스 노트: 비즈왁스

달콤한 홍차향 향수
이 향수를 처음에 맡으면 바로 달콤한 홍차 향이 느껴집니다. 홍차를 평소에 자주 마시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잘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달콤한 홍차 향, 약간의 물기 어린 향이어서 약간은 쌀쌀한 가을에 창가에 앉아 홍차를 마시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달콤쌉싸레한 홍차 느낌으로 일관되게 이어져서 어려운 향수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오이 향이 있다고는 하는데, 저는 사실 오이향을 별로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보통 향수에서는 물향이라고 하면 오이향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저는 오이향, 수박향, 물 향에 어려움을 느끼는 편이에요. 그래서 마크 제이콥스 레인, 클린 레인 향수 등을 좋아하지 않는 취향입니다. 그러나 이 향에서는 그 정도의 오이향이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오이향을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속력과 확산력은 약한 편
지속력은 제 살에서는 중간 정도였고, 확산력은 약했습니다. 4~5시간 정도는 지속되는 것 같아요. 위 도표는 프래그런티카 홈페이지에서 사용자들이 느낀 지속력과 확산력 투표 결과입니다. 지속력을 좀 높이고 싶으시다면 머리카락이나 옷에 뿌리는 것을 추천해요. 그러면 지속력이 오래가서 은은하게 주변 사람에게도 느껴지더라고요. 다만 옷감이나 머릿결이 좀 상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민감하신 분들은 비추천합니다. 옷은 반드시 안보이는 쪽에 변색이 오는지 테스트를 해보시고, 머릿결도 가급적이면 에센스 잘 발라준 뒤에 뿌려주세요.
초보자에게는 쉽지 않았던 조말론 얼그레이 앤 큐컴버
저는 어릴 적 조말론으로 향수를 처음 접했습니다. 그때 아무것도 모르고 얼그레이 앤 큐컴버, 레드 로즈,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등 향수 다섯 개쯤을 맡아보지도 않고 구매했는데, 이 조 말론 얼그레이 앤 큐컴버를 특히 어려워했어요. 당시의 저에게는 너무 독한 향수 냄새라고만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조 말론 브랜드에서도 오랫동안 판매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에는 속하지 못하는 향인 것 같아요. 그러니 꼭 시향을 먼저 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향수가 정말 어려운 사람은 너무 묵직하다고 느껴서 홍차 향조차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올 가을을 알려준 향
그렇지만 지금 저에겐 조말론 얼그레이 앤 큐컴버가 최애 차향 향수 중 하나예요. 요즘 부쩍 날씨가 선선해졌죠. 저는 최근에 서늘해진 날씨에 창문을 열고 잠깐 향수를 뭘 뿌릴까, 하다가 골라서 뿌린 얼그레이 큐컴버 향에서 문득 가을을 느꼈습니다. 여름에는 다소 독하고 무겁게 느껴지기 때문에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향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성별과 연령을 무관하고 누구에게나 잘 어울릴 법한 향입니다.
올 가을에 향수를 하나 사고 싶은데 조말론에서 그나마 흔하지 않은 향을 접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한 번쯤 시향과 착향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향수 리뷰는 늘 주관적으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제 향덕인 친구와 함께 자주 시향을 하는데, 그때마다 서로 발향이 너무나 달라서 깜짝 놀라요. 그러니 모든 향수는 꼭 자신의 살에 착향 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