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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브랜드 이야기] Twinings와 TWG

트와이닝과 TWG의 차이

저는 진짜 홍차 인간입니다.(급고백) 집에 없는 차 브랜드가 없을 것 같아요. 지금 일본 브랜드는 불매하고 있어서 일본 차 브랜드는 최근에 구입한 건 없지만, 커피를 좋아하기 훨씬 전부터 홍차를 더 좋아했습니다. 집에 커피잔은 하나도 없어도 찻잔은 벌써 몇 개가 있습니다. 찻잔과 커피잔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언제 한 번 포스팅을 하려고 해요.

어쨌든 홍차를 처음 마실 때는 브랜드도 잘 몰랐고, 립톤 홍차가 잔뜩 들은 걸 사서 밀크티를 만들어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뒤에는 친구들을 통해서 알게 된 트와이닝스(트와이닝이라고도 합니다.)가 제일 구하기 쉽고 유명하다고 해서 트와이닝스의 다즐링을 처음 접했던 게 생각납니다. 이마트에서 샀었어요.

그 뒤에 TWG라는 브랜드를 알게 됐는데, 사실 제가 그 전에 TWG 티룸을 간 적이 있더라고요. 잠실 롯데타워에서 TWG 티를 마셨던 기억이 있는데, 생각보다 비싸서 그때는 놀랐죠. TWG는 포장도 고급스럽게 생겼고, 구하기도 좀 어렵고 가격대도 비싸서 뭔가 되게 전통있는 고급 브랜드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트와이닝 홍차와 TWG 홍차가 같은 브랜드인 줄 아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두 브랜드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티 페어 트와이닝 부스에서 사 온 골든팁 잉글리쉬 브랙퍼스트

Twinings of London

우리 주변에서 생각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홍차 브랜드라면 역시 트와이닝 홍차입니다. 올리브영이나 편의점, 마트 등 판매하는 곳이 정말 많아요. 얼그레이나 다즐링을 제일 흔하게 판매하는 것 같지만 사실 잘 알아보면 다양한 티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레이디그레이 티도 트와이닝 티죠.

트와이닝은 쉬운 접근성과 저렴한 가격대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그 가치를 몰라주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렇지만 트와이닝 홍차는 영국 왕실에 홍차를 공급하는 브랜드로, 1706에 설립된 이후로 빅토리아 여왕 시대때부터 역대 모든 왕실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310년 이상 된 영국의 전통있는 회사예요. 1706년 토마스 트와이닝(Thomas Twining)이 영국 런던에 최초로 티 룸을 열었는데, 그 티 룸도 아직 런던에 남아있다고 합니다. 언젠가 한 번 가 보는 게 제 작은 버킷 리스트예요. 또한 공정거래를 추구하고 있어서 윤리적으로도 회사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죠.

찻잎을 여러 개 섞어서 새로운 향을 내거나 조합하는 것을 블렌딩이라고 합니다. 트와이닝 홍차는 얼그레이를 세계 최초로 블렌딩하여 영국 그레이 가문에 납품한 브랜드로, 유일하게 그레이 가문의 인장을 사용할 자격을 인정받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 부분은 경쟁사인 잭슨스 오브 피카딜리와 분쟁이 있다고는 해요. 저렴한 가격대와 구하기 쉬운 접근성, 브랜드의 유명세로 쉽고 편하게 맛있는 홍차를 구할 수 있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죠.

 

 

친구한테 선물 받았던 TWG

TWG Tea

최근 투썸플레이스로 인해서 더 대중화된 TWG티. 굉장히 마케팅을 잘 해서 고급 브랜드로 이미지를 굳혔죠. 1837이라는 숫자때문에 이 회사가 굉장히 유서 깊은 브랜드인 줄 아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요.

TWG는 싱가폴의 웰니스 그룹(The Wellness Group)의 자회사로 설립된 회사입니다. TWG는 웰니스 그룹의 약자예요. TWG를 설립한 사람은 타하 보쿠딥(Taha Bou Qdib)은 모로코계 프랑스인으로, 12살 때 처음 마셔본 중국 녹차가 너무 놀라워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 녹차 덕분에 차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어 차 전문 공부를 하고 차 소믈리에가 되어, 후에 웰니스 그룹의 창업자와 만나 럭셔리 티 브랜드를 열게 된 것입니다. 그의 이야기를 알고 나면 이해가 가는 것이, TWG에는 녹차가 유독 많아요. 유명한 실버문 같은 차도 녹차입니다.

 

로고에 박혀있는 1837은 회사 설립 연도가 아니라, 싱가폴이 무역항 역할을 하게 되며 상공 회의소가 설립된 연도이며 그것을 기념하기 위한 숫자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때 싱가폴이 처음으로 차를 들이게 되었거든요. 사실 TWG의 진짜 설립 연도는 2008년입니다. 설립된지는 1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마케팅은 정말 성공적이었죠. 유서 깊은 럭셔리 브랜드의 이미지를 제대로 만들었으니까요.

물론 TWG는 그 만큼 고급 브랜드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TWG의 직원들은 단순한 판매원이 아니라 '티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자사 브랜드만의 독자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요. 그래서 고객들에게 더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차를 추천해줍니다. 고급 디저트와 차를 넣은 티 푸드, 그리고 다구 등도 판매하고 있어요. 홍콩에서는 Tsit Wing Group과 이름으로 인한 소송이 있어서 Tea WG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비슷해보여도 탄생한 국가와 브랜드의 포지셔닝도 완전히 다르죠. 저는 두 브랜드 홍차 모두 좋아합니다. 손 안에서 따뜻해지는 향과 그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고, 겨울에 추운 버스 정류장에서 손에 입김 불며 집에 들어와 빨리 홍차를 마시고 싶어지는 그 공기를 좋아해요. 다들 어떤 홍차를 좋아하시나요?